주택 개조 후 ‘세금 폭탄’? 예기치 못한 재산세 인상에 대비하라

주택 소유주에게 재산세는 늘 부담스러운 존재다. 특히 주택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한 사례는 주택 개조가 예기치 않은 재산세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월터 프리비(Walter Priebe)와 데비 프리비(Debbie Priebe) 부부는 2002년 월터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폼파노 비치(Pompano Beach)의 주택을 2021년 대대적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흰개미 피해와 노후된 지붕 문제 해결은 물론, 고인이 된 아들이 직접 배관 작업을 했던 집에 대한 애정과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기 위한 공간 확보가 주된 이유였다.

부동산 변호사 사무실에서 약 2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데비는 주택 개조 후 재산세가 다소 인상될 것이라고는 예상했다. 그러나 2023년 공사 완료 후 받은 재산세 고지서는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연간 1만 5천 달러였던 재산세가 무려 9만 달러 이상으로 6배나 폭등한 것이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세금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러한 재산세 급등의 주된 원인은 주택 개조가 해당 부동산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프리비 부부의 주택이 위치한 지역은 주택 수요가 높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였다. 2002년 65만 달러에 구입했던 주택의 현재 평가액은 440만 달러를 넘어섰다.

프리비 부부의 사례는 주택 시장 표면 아래에서 조용히 진행되어 온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동안 주택 구입 능력에 대한 논의는 주로 모기지 이자율과 첫 주택 구매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재산세 부담 증가는 수십 년간 한 집에 거주해 온 장기 주택 소유주들에게도 심각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플로리다(Florida) 주에는 주 거주지의 과세 가치를 최대 5만 달러까지 줄여주는 ‘홈스테드 면제(homestead exemption)’ 제도와 연간 평가액 인상률을 3% 또는 소비자 물가 지수 중 낮은 쪽으로 제한하는 ‘세이브 아워 홈즈(Save Our Homes)’ 상한제가 있다. 프리비 부부는 개조 공사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도 이러한 세금 보호 장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었다. 공사 전 브로워드 카운티(Broward County) 재산 감정 평가국에 문의하여 확인까지 거쳤다고 한다. 데비는 기초와 외벽을 유지하고 지붕만 철거하면 기존의 세금 보호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그들은 증축된 부분만 현재 시장 가치로 재평가되고, 주택 전체가 재평가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붕을 철거하고 2층을 증축하는 대규모 공사는 결국 주택 전체 가치에 대한 전면 재평가를 불러왔다. 플로리다(Florida) 주법에 따르면, 부동산이 ‘상당히 개선(substantially improved)’된 것으로 간주되면 신축 건물로 취급되어 수년간 주택 평가액을 제한해 온 보호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 데비는 세무 당국이 자신들의 집을 ‘새 집’으로 간주했으며, 세금 명부에는 마치 2022년부터 집을 소유한 것처럼 기록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2002년부터 소유해 온 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프리비 부부는 시공업체 청구서, 감정 평가 서류, 과거 수리 기록 등을 근거로 카운티의 평가액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매매 사례를 기준으로 한 최종 평가액은 변하지 않았다. 데비는 담당 행정관이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플로리다(Florida) 주법은 카운티 감정 평가관이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진 홈스테드 부동산을 ‘적정 가치(just value)’, 즉 시장 가치로 재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워드 카운티(Broward County) 재산 감정 평가국의 밀라 슈워츠라이히(Mila Schwartzreich) 법무 자문위원은 ‘상당한 개선’에는 단순한 미관 개선이 아닌 확장이나 주요 구조 변경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카운티 감정 평가국 입장에서는 프리비 부부와 같은 상황을 처리하는 것이 법 준수와 현실적인 결과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어려운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시장 가치를 그토록 끌어올려 재평가가 재산세 부담의 극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만들었을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타주 구매자들이 플로리다(Florida) 주택을 기록적인 가격에 사들이면서 주택 시장이 변모한 것이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리비 부부가 개조 공사를 마치기 직전, 이웃집이 490만 달러에 팔렸고, 데비는 즉시 문제를 직감했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한나 존스(Hannah Jones) 선임 경제 연구 분석가는 전액 현금 구매(all-cash offers)는 일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주택 시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구매자들은 다수의 경쟁 입찰에서 이기기 위해 전액 현금 구매를 사용하며, 이는 주택 가격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쟁 수준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택 가격 상승은 일반적으로 자산 가치 증가로 이어져 주택 소유주에게 긍정적으로 여겨지지만, 그에 따른 재산세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큰 짐이 될 수 있다.

2002년 프리비 부부가 65만 달러에 집을 구입했을 때, 해당 지역 주택 거래의 37%가 전액 현금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15%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리얼터닷컴(Realtor.com)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비 부부가 충격적인 세금 고지서를 받은 2023년에는 해당 우편번호 지역 주택 매매의 62%가 전액 현금으로 이루어졌다. 존스 분석가는 고예산 구매자들이 현재의 고가, 고금리 주택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이들은 고가 주택을 구매하고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는 경향이 있어 주택 매매 가격과 전액 현금 거래 비율을 더욱 높인다고 분석했다. 감정 평가사들은 이러한 현금 거래를 평가에 반영해야 하며, 구매자가 호가보다 높게 지불했더라도 현금 거래는 플로리다(Florida) 주법상 유효한 거래로 간주된다고 슈워츠라이히(Schwartzreich)는 설명했다.

플로리다(Florida) 주의 론 드샌티스(Ron DeSantis) 주지사는 최근 주 내 재산세 감면 원탁회의에서 세금을 감당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재산세 완전 폐지라는 파격적인 제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상당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재산세는 공립학교, 응급 구조대, 사회 기반 시설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위한 지방 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프리비 부부에게 연간 9만 달러의 재산세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수십 년간의 사랑과 저축을 쏟아부은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세제 개혁의 바람이 제때 불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플로리다의 사례는 비단 그곳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뉴저지 주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의 재산세율을 기록하는 지역으로, 주택 소유주들은 항상 재산세 부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택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버겐 카운티(Bergen County), 모리스 카운티(Morris County) 등 인기 지역에서는 주택 개조 시 재산세 변동 가능성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뉴저지에서도 대규모 주택 개조나 증축은 부동산 가치 재평가를 유발할 수 있다. 재평가는 일반적으로 최근 주변 주택 매매가, 즉 ‘비교 가능한 매물(comparables)’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므로,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평가액이 책정될 수 있다. 이는 곧 재산세 인상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뉴저지에서 주택 개조를 계획 중인 주택 소유주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개조 계획 단계에서부터 해당 지역의 과세 당국이나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하여 예상되는 재산세 변동폭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내부 수리나 미관 개선이 아닌, 구조 변경이나 면적 확장과 같은 ‘상당한 개선’에 해당하는 공사는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둘째,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주변 지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거나, 전액 현금 구매 비율이 높은 경우, 재평가 시 주택 가치가 예상보다 훨씬 높게 책정될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개조 비용뿐만 아니라, 개조 이후 증가할 수 있는 재산세, 유지보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판단해야 한다.

주택 가치 상승은 자산 증식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프리비 부부의 사례처럼 예기치 못한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뉴저지(New Jersey)와 같이 재산세 부담이 높은 지역에서는 주택 개조 결정에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신중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주택 개조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투자이지만, 그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Join The Discussion

Compare listings

Comp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