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을 장만하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단층 주택(Ranch)이냐 식민지풍 주택(Colonial)이냐, 교외 지역이냐 도시냐, 아담한 아파트냐 궁전 같은 타운하우스냐 등 선택의 폭은 넓고 다양하다. 마치 복잡한 미로 속에서 출구를 찾는 것처럼, 어떤 집이 진정으로 ‘나의 집’이 될 수 있을지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을 따르면 꿈에 그리던 집을 찾는 여정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본 기사에서는 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에서, 현명한 주택 선택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경험 많은 에이전트와의 심도 깊은 상담은 필수
가장 먼저 강조되는 것은 경험이 풍부한 부동산 에이전트와의 긴밀한 소통이다. 유능한 에이전트는 단순히 매물을 보여주는 역할을 넘어, 구매자의 현재 상황과 미래 계획까지 고려한 맞춤형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메릴랜드(Maryland)주 록빌(Rockville)의 부동산 중개인 네이선 다트(Nathan Dart)는 구매자가 이사를 고려하는 이유, 예를 들어 가족 규모의 변화, 직장과의 거리, 은퇴 후 장기 거주 계획 등을 에이전트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에이전트는 구매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중요한 요소들, 가령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단층 주택의 장기적인 편리성이나, 특정 벽의 페인트 색상이나 오래된 천장 마감재와 같은 사소한 문제는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어줄 수 있다.
집에 대한 첫인상, 그 너머를 보라
주택을 둘러볼 때 현재의 인테리어나 장식에 현혹되거나 실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이나 직접 방문해서 보게 될 대부분의 집에는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장식들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스타일에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집의 본질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메릴랜드(Maryland)주 베데스다(Bethesda)의 더 코이츠 그룹(The Koitz Group) 소속 부동산 중개인 그레첸 코이츠(Gretchen Koitz)는 “식당 벽의 빨간 페인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집을 선택하는 데 있어 타당한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낡은 커튼 뒤에 숨겨진 아름다운 창문, 얼룩진 카펫 아래 잘 보존된 견고한 원목 바닥 등 집의 골격과 잠재력을 파악해야 한다. 현재 주인의 물건들은 그들이 이사할 때 함께 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의 구조와 가능성을 평가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조급함은 금물, 그러나 기회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새집을 하루빨리 찾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주택 구매를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상적인 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끝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인내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오랜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이츠(Koitz) 중개인은 일부 고객들이 수년간 집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사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해진 시간 안에 집을 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처음 본 집이 마음에 든다면 과감하게 진행해도 좋고, 수십 채의 집을 둘러본 후에야 마음에 드는 곳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 ‘나의 집’이 시장에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조급해하지 않되 적절한 기회가 왔을 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갖는 것이다.
모든 방문 기록, 사진으로 꼼꼼하게
여러 채의 집을 둘러보다 보면 각 집의 특징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려워진다. 어떤 집의 바닥재가 어두운 쪽마루였는지, 또 다른 집의 카펫이 어떤 색상이었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수많은 집을 방문한 후 특정 집의 욕실 구조가 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예를 들어 변기가 샤워기를 마주 보고 있었다든지) 등을 정확히 기억해 내려면 뛰어난 기억력과 세심한 관찰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방문하는 모든 집의 각 방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여 특별히 관심 있는 부분이나 문제점을 메모해 두는 것도 유용하다. 가능하다면 집별, 방별로 폴더를 만들어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기록은 추후 여러 매물을 비교 분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때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느낌’을 믿되, 현실적인 타협도 필요
주택 구매 과정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조건들만 따지는 것을 넘어, 감정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 코이츠(Koitz) 중개인은 주택 구매의 상당 부분은 순수한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구매자를 이끌기도 한다. 처음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유형의 집에 매력을 느끼거나, 반대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듯 보였던 집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코이츠(Koitz)는 에이전트들 사이에 ‘구매자는 거짓말쟁이’라는 농담이 있다고 전하는데, 이는 구매자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원한다고 생각했던 조건들이 막상 감정이 개입되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목록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처음에 원했던 일부 조건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중 세면대가 없는 집이라도 다른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면 여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기대치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다트(Dart) 중개인은 “완벽한 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결국에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핵심적인 요소들을 충족시키는 곳을 찾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꿈에 그리던 집을 찾는 여정은 철저한 준비와 현실적인 판단, 그리고 때로는 직관에 귀 기울이는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긴밀히 협력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집의 가치를 평가하며,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